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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정원 만들기

예쁜 꽃을 많이 심었는데 왜 정원은 더 엉망이 되었을까?|7년 차 초보 가드너의 식재 실패 이야기

by MapsCamp 2026.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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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처음 만들 때는 빈 공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에 꽃 하나 심으면 예쁘겠다.”

그렇게 하나를 심습니다.

며칠 뒤 다른 꽃을 봅니다.

이것도 예쁜데?”

또 하나를 심습니다.

그러다 다른 색깔의 꽃을 발견하면 또 심습니다.

처음에는 분명 정원이 풍성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꽃이 하나둘 늘어날 때마다 뿌듯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나면서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식물은 분명 많아졌는데 정원은 점점 예뻐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복잡했습니다.

어디를 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어떤 꽃이 중심인지도 모르겠고,

식물 사이에는 잡초가 끼어들기 시작했습니다.

7년 동안 가드닝을 하면서 저는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정원은 식물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식물이 잘 보이도록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처음에는 빈 공간이 불안했다

정원을 만들기 시작한 초보 가드너에게 빈 땅은 조금 불안합니다.

무언가를 심어야 할 것 같습니다.

흙이 보이면 허전해 보입니다.

그래서 꽃을 하나 더 심습니다.

또 빈 곳이 보입니다.

다시 심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정원을 가꾸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저는 빈 공간을 견디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정원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계속 무언가를 추가했습니다.

 

 

식물 하나가 예뻐 보이는 것과 정원 전체가 예쁜 것은 달랐다

이것이 가장 큰 착각이었습니다.

화원이나 식물 판매장에서 꽃을 보면 하나하나가 정말 예쁩니다.

그래서 사서 정원에 가져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기존 식물 옆에 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색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키가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꽃이 피는 시기가 겹칠 수도 있습니다.

잎의 모양이 너무 복잡하게 섞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식물 하나는 예쁜데 전체 정원은 산만해집니다.

예쁜 식물예쁜 정원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나는 식물을 개별 상품처럼 보고 있었다

7년 동안 가드닝을 하면서 이 부분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식물을 하나씩 봤습니다.

이 꽃은 예쁘고,

저 꽃도 예쁘고,

이 나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원 전체의 그림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면 조금 이해가 쉽습니다.

캔버스에 예쁜 색깔을 계속 추가한다고 해서 좋은 그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부분은 비워야 하고,

어떤 부분은 같은 색을 반복해야 하고,

어떤 부분은 시선을 끌 수 있도록 중심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원도 비슷했습니다.

 

식물을 줄였더니 오히려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식물을 걷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아까웠습니다.

몇 년 동안 키운 식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감하게 옮기거나 줄였습니다.

그리고 놀랐습니다.

꽃이 더 잘 보였습니다.

예전에는 여러 꽃이 서로 뒤섞여 있어서 한꺼번에 보였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조금 비우니까 한 종류의 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꽃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꽃이 보이게 된 것입니다.

이 경험은 제 정원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비움이 정원을 살릴 때가 있다

정원에서 비어 있는 공간을 무조건 실패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적당한 빈 공간이 있어야 꽃이 더 돋보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너무 많은 공간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당한 거리가 있으면 각각의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꽃도 비슷합니다.

꽃과 꽃 사이의 공간이 꽃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을 먼저 만들려고 한다

제가 지금 다시 정원을 만든다면 식물부터 고르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구역을 나눌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작은 정원이라도

A노랑과 흰색의 꽃

B보라색 계열

C허브와 초록 식물

D휴식공간

이런 식으로 공간의 성격을 먼저 정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 식물을 넣습니다.

이렇게 하면 식물을 추가할 때도 기준이 생깁니다.

예쁘니까 심자.”

가 아니라

이 식물이 이 구역의 콘셉트에 맞는가?”

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존을 나누면 식물을 사는 습관도 달라진다

예전에는 식물 판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면 구매했습니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보라색 꽃을 중심으로 만든 구역이라면,

새로운 식물을 발견했을 때

예쁘다.”

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 보라색 존에 들어갈 수 있는가?”

를 생각합니다.

들어갈 자리가 없다면 사지 않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식물 구입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식물의 개수보다 반복이 중요했다

또 하나의 깨달음이 있습니다.

한 종류를 한두 포기씩 심는 것보다 같은 식물을 여러 곳에 반복해서 심는 것이 정원을 훨씬 정돈되게 보이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작은 꽃을

한 포기,

다른 꽃 한 포기,

또 다른 꽃 한 포기,

이렇게 심으면 각각은 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산만해집니다.

반대로 같은 종류의 꽃을 여러 포기 모아 심으면 하나의 덩어리가 만들어집니다.

정원에 리듬과 통일감이 생깁니다.

 

 

한 포기씩심는 습관을 버려야 했다

제가 초보 시절 가장 많이 했던 방식입니다.

이것도 하나.”

저것도 하나.”

이 꽃도 하나.”

그러다 보니 정원이 식물 박물관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각각의 식물은 많은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없었습니다.

지금 다시 한다면

한 종류를 충분히 심고, 다음 구역으로 넘어가는 방식을 선택할 것입니다.

 

 

꽃이 피는 시기도 생각해야 한다

식재할 때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모든 식물이 동시에 예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꽃은 봄에 피고,

어떤 꽃은 여름에 피고,

가을에 예쁜 식물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원 전체를 하나의 계절에만 맞추기보다 계절별로 중심이 되는 구역을 생각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봄에는 A,

여름에는 B,

가을에는 C.

이런 식으로 계획하면 계절이 바뀌어도 정원에 볼거리가 생깁니다.

 

 

식물의 높이도 중요했다

예전에는 식물을 어디에 심을지 결정할 때 빈 공간만 봤습니다.

하지만 식물의 높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작은 꽃이 큰 식물에 가려질 수 있습니다.

앞쪽에는 낮은 식물,

중간에는 중간 높이,

뒤쪽에는 키가 큰 식물.

기본적인 구조만 생각해도 정원이 훨씬 보기 좋아집니다.

특히 정원에서 사람이 걸어 다니며 바라보는 시선의 높이를 생각해야 합니다.

 

 

정원은 위에서 보는 그림이 아니다

이것도 실제로 정원을 운영하면서 느낀 부분입니다.

사진으로만 보면 예쁜데 실제로 걸어 다니면 답답한 정원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이 보는 높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원 사진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식물 배치가 멋져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방문객은 정원 사이를 걸어가면서 봅니다.

그래서

사람의 눈높이에서 무엇이 보이는가

를 생각해야 합니다.

 

 

꽃을 보러 가는 동선도 필요하다

정원을 단순히 식물을 심어놓은 공간으로 생각하면 동선이 중요하지 않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정원에서 커피를 마시고,

사진을 찍고,

산책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사람이 어디에서 들어와서,

어디를 지나고,

어디에서 멈추고,

어디에서 사진을 찍을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동선에서 가장 예쁜 꽃이 보이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정원에는 보이는 곳보이지 않아도 되는 곳이 있다

모든 공간을 똑같이 예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이 많이 머무는 공간은 조금 더 신경 쓰고,

사람이 거의 지나가지 않는 공간은 관리하기 쉬운 식물 위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정원 전체의 관리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것 역시 7년 동안 직접 관리해보면서 알게 된 현실적인 부분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 잡초가 다시 나타났다

식물을 정리했다고 끝이 아니었습니다.

잡초는 여전히 올라왔습니다.

오히려 식물을 줄이고 빈 공간이 생기니까 잡초가 더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그때 또 고민했습니다.

이것을 계속 뽑아야 하나?”

이 질문은 다음 단계의 중요한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잡초를 잘 뽑는 방법보다 잡초가 덜 생기는 정원을 만들 수는 없을까?”

 

 

정원을 노동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정원은 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완전히 손이 가지 않는 정원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관리량을 줄이는 것은 가능합니다.

식물 사이의 빈 공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어떤 식물을 선택할 것인지,

멀칭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람이 밟는 동선을 어디로 만들 것인지.

이런 것들이 모두 관리량과 연결됩니다.

 

 

앞으로는 관리할 수 있는 만큼만 심겠다

예전에는 빈 공간이 보이면 식물을 심었습니다.

이제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이 식물을 심으면 앞으로 몇 년 동안 내가 관리해야 하는가?”

이 질문을 먼저 합니다.

예쁜 식물이지만 관리가 너무 어렵다면 다시 생각합니다.

번식력이 지나치게 강한 식물이라면 주의합니다.

너무 많은 식물을 섞으면 나중에 정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합니다.

 

 

정원을 만드는 것도 결국 선택의 문제였다

7년 동안 저는 계속 추가했습니다.

식물도 추가하고,

화분도 추가하고,

장식도 추가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반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추가하기 전에 먼저 하나를 빼는 것.

새로운 식물 하나를 사고 싶다면 기존 식물 하나를 정리할 수 있는지 생각합니다.

새로운 장식을 놓고 싶다면 필요 없는 장식 하나를 치웁니다.

이런 원칙을 세우면 정원이 무한정 복잡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정원을 식물 수집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

예쁜 식물을 발견하면 아직도 사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참아보려고 합니다.

정원에 필요한 식물인지,

현재 구역의 콘셉트와 맞는지,

관리할 수 있는지,

이미 비슷한 식물이 있는지.

이 네 가지를 먼저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정원을 잘 가꾸는 사람은 식물을 많이 아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무엇을 사지 않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7년 차 초보 가드너가 얻은 가장 현실적인 교훈

지금까지의 경험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이것입니다.

정원은 채우는 기술보다 걷어내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

꽃을 많이 심는 것보다 꽃이 잘 보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식물을 다양하게 넣는 것보다 구역별로 명확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빈 공간을 없애는 것보다 필요한 빈 공간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관리할 수 있는 만큼만 만드는 것.

이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앞으로 내가 만들 정원은 조금 다를 것이다

앞으로는 정원을 만들 때 먼저 종이에 구역을 그려볼 생각입니다.

어디가 꽃을 보는 공간인지,

어디가 커피를 마시는 공간인지,

어디가 산책하는 공간인지,

어디는 관리가 쉬운 식물로 채울 것인지 정합니다.

그리고 식물은 그다음에 선택할 것입니다.

무엇을 심을까부터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공간에서 사람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

부터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정원이라면 식물의 수가 지금보다 훨씬 적어도 더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정원에 나가서 잡초부터 찾는 것이 아니라,

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내려놓고

오늘 꽃이 참 좋네.”

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제가 처음 정원을 만들 때 원했던 모습이었으니까요.

 

다음 편에서는 7년 동안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잡초와의 전쟁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왜 잡초를 아무리 뽑아도 끝이 없었는지,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 잡초를 뽑는 정원이 아니라 잡초를 덜 뽑는 정원으로 바꾸려고 하는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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