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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정원 만들기

아무것도 없던 농장에 꽃 한 포기를 심다|서울의 정원 7년 이야기 ②

by MapsCamp 2026.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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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처음 만들 때는 몰랐습니다.

꽃 한 포기를 심는 일이 7년 뒤 하나의 정원이 될 줄은.

지금 홍천에 있는 서울의 정원을 바라보면 가끔 처음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꽃이 피고 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사람들이 천천히 정원을 걸으며 사진을 찍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농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농장 한쪽에 작은 마음 하나가 생겼습니다.

여기에 꽃을 심어보면 어떨까?”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거창한 계획이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정원 설계도를 그렸던 것도 아닙니다.

어떤 스타일의 정원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없었습니다.

정원 전문가에게 디자인을 의뢰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꽃을 좋아했고, 농장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꽃집이나 식물원에 가서 마음에 드는 꽃을 보면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농장에 돌아와 자리를 찾았습니다.

여기가 좋겠다.”

그렇게 하나를 심었습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꽃을 심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부터 농장 곳곳에 꽃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식물은 생각대로 자라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꽃을 심으면 그 자리에서 예쁘게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햇빛이 부족한 곳에서는 꽃이 제대로 피지 않았고, 너무 강한 햇빛을 받는 곳에서는 잎이 타기도 했습니다.

물을 많이 줘서 문제가 생기기도 했고, 반대로 물을 주지 않아 시들어버린 식물도 있었습니다.

어떤 식물은 예상보다 너무 크게 자랐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묘목이었는데 몇 년이 지나자 주변 식물의 자리를 빼앗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다시 옮겨 심어야 했습니다.

그때마다 생각했습니다.

정원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구나.”

 

 

식물을 심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가드닝을 처음 시작하면 누구나 빨리 예쁜 정원을 만들고 싶어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오늘 심으면 빨리 자랐으면 좋겠고,

꽃을 심으면 당장 꽃이 피었으면 좋겠고,

빈 공간이 있으면 빨리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몇 년 동안은 정말 많은 식물을 심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정원은 사람이 원하는 속도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무는 기다려야 했고,

꽃도 계절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어떤 식물은 한 해를 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조금씩 기다리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정원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내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빈 공간이 보이면 무엇인가를 심었습니다.

빈 곳이 있으면 허전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식물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꽃과 나무가 서로 경쟁하듯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예쁜 식물 하나하나가 소중했지만, 정원 전체를 바라보니 오히려 복잡해 보였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비워내는 것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식물은 옮기고,

어떤 식물은 과감하게 정리했습니다.

꽃이 더 많이 피는 것이 좋은 정원이 아니라,

꽃과 나무가 서로의 아름다움을 살려주는 정원이 좋은 정원이라는 것을 조금씩 알아갔습니다.

 

 

그리고 정원에는 이 필요했습니다

식물이 늘어나면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람이 걸을 길이 없었습니다.

꽃을 보려면 꽃 사이로 들어가야 했고, 비가 오면 땅이 질척거렸습니다.

그래서 정원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걷는 길,

잠시 멈춰 꽃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

나무 그늘 아래 앉을 수 있는 공간.

그때부터 농장은 조금씩 정원다운 공간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식물을 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무엇을 바라볼 것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정원의 얼굴도 달라졌습니다

봄에는 새싹이 올라왔습니다.

여름에는 초록이 가장 짙어졌습니다.

가을에는 꽃과 나뭇잎의 색이 달라졌고,

겨울에는 정원이 잠시 멈춘 것처럼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겨울의 정원이 너무 허전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서 겨울의 풍경도 좋아졌습니다.

꽃이 없는 자리에서 나무의 형태가 보였고,

잎이 떨어진 자리에서 정원의 구조가 보였습니다.

계절이 달라지면 같은 정원도 전혀 다른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정원은 한 장의 사진이 아니라 1년이라는 시간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것을.

 

 

 

 

그렇1년이 지나고, 1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정원은 하루가 아니라 몇 년을 바라봐야 하는 공간이었습니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고,

어느 순간 5년이 지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식물들이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심었던 나무가 그늘을 만들기 시작했고,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빈 땅이었던 곳에 시간이 쌓이고 있었습니다.

 

 

7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정원을 만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다릅니다.

내가 정원을 만든 것이 아니라 시간이 정원을 만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그저 매년 꽃을 심고,

잡초를 뽑고,

나무를 옮기고,

물을 주고,

잘못 심었다 싶으면 다시 심었습니다.

그렇게 반복했을 뿐입니다.

나머지는 자연과 시간이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니,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농장에 하나의 정원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그 이름이 바로 서울의 정원입니다.

 

 

그런데 아직 끝난 이야기는 아닙니다

정원을 만들면서 가장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정원이 만들어지고 나면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만든 정원을 어떻게 관리할까?”

사람들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보여주어야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

정원에서 사람들과 어떤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정원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이곳에 와서 꽃을 보고,

커피를 마시고,

농장을 걸으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 문제였습니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잡초와의 전쟁이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 서울의 정원 7부작

서울의 정원은 왜 홍천에 있을까?

아무것도 없던 농장에 꽃 한 포기를 심다

정원을 가꾸는 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7년 동안 정원이 조금씩 달라졌다

드디어 서울의 정원이 완성되다

정원을 혼자 보기 아까워 사람들을 초대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정원에서 시작된 농장 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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